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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향해 달려라'…美제조업체들, 관세 피하려 선적 전쟁
기사 작성일 : 2025-02-06 12:01:01

미국-캐나다 국경 지나는 트럭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주종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이후 이들 국가와 무역을 하는 미국 내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상당수 업체는 관세 부과 전 선적을 하기 위해 경쟁에 돌입했으며 한편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버금가는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나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뒤 4일 캐나다·멕시코에 대해서는 한 달 유예하기로 결정하기까지 3일간 미국 제조업체들 사이에서 관세를 피하기 위한 선적 전쟁이 벌어졌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콘크리트 장비 제조업체 파워 커버스의 스티븐 블록 사장은 캐나다에 수출할 장비를 국경 너머로 보내기 위해 지난 주말 서둘러 트럭을 조달해야 했다.

미국의 관세는 캐나다의 보복관세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캐나다의 거래업체들이 관세와 보복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제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블록 사장은 "아침 8시에 캐나다 온타리오의 딜러가 전화를 해 관세를 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배송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지금 관세 부과가 한 달 유예됐지만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 국경을 향한 경주"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최대 자수 패치 생산업체인 월드엠블럼의 랜디 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주말 고객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은 뒤 경영진과 전화 회의를 해야 했다.

그는 "우리는 무역 상황을 더 잘 파악할 때까지 향후 24개월 동안 모든 자본 투자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채용 계획도 모두 중단했다.

카 CEO는 "코로나19 기간의 경영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오클라호마주의 칩 맥엘로이 회사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열가소성 융합 장비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자재를 수입해 운영하는데, 두 나라에 관세가 부과되면 향후 12개월 동안 약 200만 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전망이다.

이 회사 맥엘로이 대표는 "이번 관세 인상은 매우 문제가 많다. 미국 내에서 자재를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당장 마법의 지팡이를 흔들어 상황을 모면하더라도 북쪽과 남쪽, 심지어 바다 건너 동쪽에서도 조달해야 할 물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본사를 둔 톰슨 하인 LLP의 무역 변호사 댄 우조는 기업인들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는 "주말 내내 전화와 브리핑을 하면서 밤새워 일했다"면서 "관세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곧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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