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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심? 난 옳은 일만"…1조달러 자금관리 美인사관리처 CFO 사임
기사 작성일 : 2025-02-06 17:01:03

미 인사관리처 앞에서 진행된 구조조정 반대 시위


(워싱턴DC AFP=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 인사관리처(OPM) 청사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2025.2.5

황철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정부 구조조정 압박과 관련, '자발적 퇴직' 제안을 수락한 공무원의 수가 4만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익명의 미 인사관리처(OPM) 당국자들을 인용, 신청 접수 마감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까지 총 4만여명의 공무원이 자발적 퇴직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OPM은 오는 9월 말까지는 급여와 각종 혜택이 유지되는 조건으로 자발적 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는데, 적지 않은 수의 공무원이 이에 응한 것이다.

4만여명은 자발적 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연방정부내 일반직 공무원 200만명의 2%가 넘는 상당한 숫자다.

하지만, 백악관의 구조조정 목표치인 '연방 공무원의 5∼10%'에는 못 미치는 것이고, 신청 마감인 6일 자정까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고 WSJ은 짚었다.

OPM은 자발적으로 퇴직할 기회를 잡지 않을 경우 해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이날 OPM이 연방정부 산하 기관들에 근로기간 1년 미만 수습직원과 근로기간 2년 미만의 별정직(excepted service) 공무원 명단을 제출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무원 상당수는 9월 말까지 급여와 혜택을 유지한다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한꺼번에 다수의 연방 공무원이 직업을 잃고 구직에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도 상당하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세력은 연방정부 공무원을 '적폐' 취급하지만, 자신이 하는 업무가 미국과 미국 국민들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자부심 때문에 물러나길 원치 않는다는 공무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연방정부 내부에선 민간 기업으로도 유능한 인재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각 기관이 '두뇌유출'(brain drain)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랜디 어윈 전미연방직원연맹(NFFE) 회장은 "인력이 큰 비율로 빠져나가고 이미 관리하기가 어려웠던 대량의 일을 남은 이들이 감당하도록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건 무서운 일이고, 무서운 시기다"라고 말했다.

한편, CNN 방송은 OPM에서 1조 달러(약 1천450조원)가 넘는 자금을 관리해 온 에리카 로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번 주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한 인사로부터 '충성심'에 대한 질문을 받은 로치가 "난 항상 옳은 일을 한다"고 답했다가 직위가 해제됐고, 이후 강등에 해당하는 직위를 제안받았으나 사임을 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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