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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외지원 중단 여파…병원 폐쇄로 쫓겨난 미얀마 난민 사망
기사 작성일 : 2025-02-09 00:00:58

미국 대외지원 중단 여파…폐쇄 병원서 쫓겨난 미얀마 난민 사망


미국의 대외 지원 중단 결정으로 인해 문을 닫은 태국의 미얀마 접경 지역 난민촌 병원에서 퇴원한 뒤 지난 2일(현지시간) 숨진 페 카 라우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2025.02.08[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 박진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외 지원 중단 결정으로 인해 폐쇄된 병원에서 쫓겨난 미얀마 난민이 사망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난민 페 카 라우(71·여)는 태국 서부의 미얀마 국경 인근 난민촌에 있는 병원에서 퇴원한 지 나흘째인 지난 2일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는 미국에서 지원받은 자금으로 이 병원을 비롯한 여러 난민촌 병원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IRC는 지난달 말 미 국무부로부터 운영 중단 지시를 받고 이 병원을 포함한 난민촌 병원들을 폐쇄했다고 현지 주민과 구호 종사자들이 전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라우는 지난 3년 동안 이 병원에 입원해 산소 공급에 의존해 살아왔다.

하지만 라우는 병원이 문을 닫아 집으로 돌아온 뒤 지난 1일 집에서 증세가 심해지자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가족에 말했다.

라우의 딸은 로이터에 "나는 어머니에게 병원이 사라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라우의 사위는 "장모가 숨이 가빠질 때마다 그를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우리는 몹시 가난해서 집에서 산소를 살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다른 난민 여러 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사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태국 현지 보건 당국자는 이 병원이 폐쇄될 때 일부 환자에게 산소 탱크를 배포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IRC 대변인은 "이번 사망 소식을 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페 카 라우의 유족과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해외원조 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폐쇄하는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등 각종 대외 원조를 대대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USAID 전체 직원 1만여명 중 보건 부문과 인도적 지원 분야의 핵심 인력 290명만 남기고 모두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워싱턴DC 연방 지방법원은 지난 7일 USAID 구조조정 방안 중 일부 실행계획에 대해 일시 중단 명령을 내린 상태다.

칼 니컬스 판사는 USA 직원 중 2천200명을 먼저 유급 행정휴가로 처리한다는 방침과 해외 파견 직원 대부분을 한 달 내로 국내로 소환한다는 계획을 오는 14일까지는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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