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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학교 앞은 추모 물결
기사 작성일 : 2025-02-11 13:00:29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대전= 강수환 기자 =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국화꽃이 놓여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50분께 이 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는 다친 채 발견된 교사 B(40대)씨가 A양을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025.2.11

(대전= 강수환 기자 = "아이 이름이 하늘이라고 알고 있는데, 하늘에서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어요."

초등학생 김하늘(8)양 피살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앞은 11일 오전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같은 학교에 두 아들이 다닌다는 학부모 천성환(50)씨도 자녀들과 함께 학교를 찾아 국화꽃을 두고 갔다.

천씨는 "기가 막히고 분노가 치밀고 같은 부모 입장에서 애통한 마음뿐"이라며 "아이 이름이 하늘이라고 들었는데, 하늘에서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고 부모 마음이 어떨지 참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생인 아들과 남편과 함께 추모하러 온 임혜진(37)씨도 "아이가 자기가 다니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생겨서 무섭다고 한다"며 "남 일 같지 않은 마음,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아이를 추모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학교 앞에 놓이는 추모의 마음


(대전= 강수환 기자 =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한 시민이 국화꽃을 놓아두고 있다. 2025.2.11

학교 정문 울타리 밑에는 시민들이 챙겨온 국화꽃과 인형, 과자가 놓여 있었다.

꽃과 인형 사이에는 '아가,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으렴. 미안해'라고 적힌 쪽지도 눈에 띄었다.

인근 주민들은 주변을 오가다 안타까운 표정으로 학교를 한참을 바라보곤 했다.

학교 바로 앞에 거주한다는 한모(67) 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이고, 진짜 어쩜 이럴 수 있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손자가 초등학생 1학년이라는 한씨는 "마음이 심란해서 나와봤는데, 우리 딸이 무서워서 손주 학교도 못 보내겠다고 하더라"며 "선생님이 아무리 우울증이 있어도 어떻게 그 작은 아이를 살해할 생각을 할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피해 초등학생 추모하는 꽃과 과자


(대전= 강수환 기자 =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 시민들이 두고 간 편지와 꽃, 과자, 인형 등이 놓여있다. 2025.2.11

학교 주변에는 어린 학생들도 오가며 초조한 표정으로 학교를 바라봤다.

이 학교 3학년생이라는 A(10)군은 "엄마한테 이야기 듣고 상황이 궁금해서 와봤다"며 "나보다 어린아이가 사망했다는 게 너무 속상했고 나도 뭔가 그렇게 될까 하는 마음에 무섭다"고 털어놨다.

이 학교 5학년생인 B(12)군도 "우리 학교에서 사람이 죽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고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무서움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김하늘 양과 이 학교 교사 C씨가 발견됐다.

김 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C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학교에 놓인 추모의 마음


(대전= 강수환 기자 = 11일 오전, 초등생 1학년 여아가 살해당한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한 아동이 국화꽃을 두고 추모하고 있다. 2025.2.11

C교사는 수술에 들어가기 전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사 신분인 해당 교사가 우울증 등의 문제로 휴직했다가 지난해 12월 복직했다.

복직 후 교과전담 교사를 맡은 여교사는 1학년생인 김 양과는 평소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C교사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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