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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러시아서 온 압바꾸모바의 金…"귀화 정책 드디어 결실"
기사 작성일 : 2025-02-11 14:00:43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


[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의진 기자 = "연맹 입장에서는 고맙죠.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끝내 (귀화 정책이) 결실을 이룬 것이니까요."

11일 한국 바이애슬론에 사상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전남체육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러시아 출신이다.

러시아 청소년 대표였던 압바꾸모바는 2016년 우리나라로 귀화했다.

2014년 그라나다 동계유니버시아드 개인경기 은메달, 2015년 하계세계선수권대회 혼성계주 금메달을 따낸 압바꾸모바가 특별귀화를 결심한 이유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원했기 때문이다.

마침 한국 바이애슬론도 평창 올림픽에 대비해 우수한 자원이 필요했던 터라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이후 '푸른 눈의 태극전사'가 된 압바꾸모바는 한동안 한국 바이애슬론의 최전선을 이끌었다.

숙원이었던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은 압바꾸모바는 여자 15㎞ 개인 경기에서 44분 25초 3으로 16위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여자 선수가 올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다.

하지만 압바꾸모바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잠시 한국을 떠나기로 했다.

타지 생활 적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한국과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


[신화=. 재판매 및 DB금지]

함께 귀화한 티모페이 랍신과 안나 프롤리나가 한국에 남는 길을 택한 터라, 압바꾸모바의 선택을 놓고 '올림픽 출전 선수'라는 과실만 따 먹은 것이라는 비판도 따랐다.

압바꾸모바가 한국으로 돌아온 건 2020년이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압바꾸모바의 성적은 4년 전 평창 대회만 못했다.

개인전 15㎞에서 52분 31초 4의 기록으로 87명 중 73위에 그쳤다. 장기인 사격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절치부심한 압바꾸모바는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바이애슬론계의 숙원을 풀어줬다.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고 적극적인 귀화 정책을 펼친 대한바이애슬론연맹도 압바꾸모바 덕에 처음으로 국제종합대회 금메달을 품게 됐다. 연맹이 압바꾸모바의 귀화를 추진한 지 9년 만의 쾌거다.

사실 연맹도 이번 대회에서 압바꾸모바의 '금메달'을 예상하지는 못했다

압바꾸모바는 바이애슬론 종목 가운데 인디비주얼에 특화된 선수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이 종목이 빠졌다.

압바꾸모바가 정상에 오른 스프린트 종목은 사격보다 주행이 중요한 종목이다.

주행보다는 사격 능력이 월등하다고 평가받는 압바꾸모바이지만 이날 레이스에서는 이전보다 속도가 보완된 모습을 보인 덕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연맹 관계자는 "압바꾸모바 선수가 한국을 굉장히 좋아한다.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 쪽에 소속팀 숙소에서 지내는데, 우리나라가 훈련하기에 환경이 정말 좋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종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일을 평소에 굉장히 마음에 들어 했다"며 "압바꾸모바의 금메달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아시아권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예카테리나 압바꾸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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