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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여풍' 강했다…"최고흥행작 중 여성 주연 첫 과반"
기사 작성일 : 2025-02-12 10:01:01

영화 위키드에 출연한 신시아 에리보, 아리아나 그란데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재우 기자 = 지난해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여풍(女風)'이 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흥행작 100편 가운데 54편이 여성 주연이었는데, 여성 주연이 과반을 넘은 것은 할리우드 역사상 처음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애넌버그 포용정책 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 최고의 수익을 올린 영화 100편 중 54편에서 여성이나 소녀 배우가 주연 또는 공동주연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는 여성 주연 영화가 최고 흥행작 100편 중 30편에 그쳤던 2023년보다 훨씬 증가한 것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신시아 에리보가 주연한 '위키드'. 애니아 테일러 조이가 주연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데미 무어가 주연한 '서브스턴스' 등이 있다.

연구소 설립자인 테이시 L. 스미스 박사는 "최고 흥행작에서 성평등이 달성됐다고 말할 수 있는 해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작년 흥행 상위 영화 5편 중 3편, 10편 중 5편에서 여성이 주연을 맡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1위인 '인사이드 아웃 2' 역시 여성 캐릭터가 주연이었다.

스미스 박사는 "우리는 항상 여성으로 식별되는 주연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이는 경제적 각성의 결과라기보다는 옹호 단체, 스튜디오,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이니셔티브를 통해 스크린에서 평등 필요성을 주장한 다양한 구성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여성 주연 비율은 USC에서 연구가 시작된 2007년 당시에는 20%에 불과했다.

반면, 할리우드 영화에서 유색인종 주연 비율은 급감했다.

지난해 흥행 상위 100편 중 유색인종이 주연 또는 공동주연을 맡은 작품은 25편에 그쳤는데 전년에는 37편이었다.

유색인종 여성의 주연 비율도 100편 중 13편에 불과했다.

미국 인구에서 유색인종의 비율은 42%에 달하는데, 영화가 인종 대표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스미스 박사는 "관객은 여성과 유색인종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하는데 스튜디오와 영화 제작자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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