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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장릉 인근서 발견된 미기록 곤충…'단종대왕각다귀'로 명명
기사 작성일 : 2025-02-12 16:00:36

(영월= 이재현 기자 = 우리나라 미기록 곤충 명칭에 '단종'(端宗)의 이름이 붙은 곤충이 탄생했다.


단종대왕각다귀


[영월곤충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2일 영월곤충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11일자로 출판된 한국곤충학회 학술지(Entomological Research Bulletin) 제40권(1호)에 '대왕각다귀속'(신칭) 1속과 이에 속한 미기록 종인 '단종대왕각다귀'(신칭) 1종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각다귀는 분류학적으로 파리목(Diptera) 각다귀과(Tipulidae)에 속하는 곤충이다. 모기와는 사촌 격으로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다리가 유난히 긴 것이 특징이다.

흔히 왕모기로 오인되기도 하지만 각다귀는 모기처럼 주둥이에 피를 빠는 침이 없기 때문에 사람을 물 수 없어 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유익한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표된 몸길이 4.5㎝, 날개 2.5∼3㎝, 다리 길이 5㎝인 이 초대형 각다귀의 정식 학명은 '브리츄라 쌍타'(Brithura sancta Alexander·1929) 로서 성인 손바닥을 다 채울 정도로 큰 곤충이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중국 베이징 일원에만 분포하는 초대형 희귀 각다귀로 알려져 왔었다.

이대암 영월곤충박물관장은 이 곤충을 2003년 6월 8일 영월군 북면 문곡리 옛 영월곤충박물관 뒷산에서 처음 채집했다.

당시 크기가 초대형이고 최초 발견지가 장릉, 청령포와 각각 3㎞, 4㎞ 떨어진 점, 성충의 출현 시기가 6∼9월로 단종대왕의 영월 유배 시기(6∼11월)와 일치하는 점 등을 고려해 '단종대왕각다귀'로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이 종이 세계적인 신종(Species nova) 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과 영국 대영박물관, 북경 중국농업대학교 박물관 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이어 지난해 유전자 검사까지 마친 결과 국내 미기록(unrecorded)종으로 최종 판단하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과는 국내 신종 및 미기록종 발굴을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이 추진 중인 자생생물조사연구사업의 하나로 이뤄졌다.

출판 준비 중인 논문에는 '단종대왕각다귀' 이외에도 도내 각지에서 새롭게 발굴된 총 12종의 국내 미기록종 각다귀가 함께 수록됐다.

이 관장은 올해 단종제 때 정식으로 단종대왕각다귀 명명식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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