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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美에 철강관세 면제 요청…"무역제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5-02-12 19:01:00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지지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경수현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과 관련해 "일본을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미국 시간으로 11일, 일본 시간으로는 12일 주미 일본대사관을 통해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하야시 장관은 "일본으로서는 이번 관세 조치의 내용과 영향을 충분히 조사해 필요한 대응을 확실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이날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조치 관련 질문을 받고 "미일 정상회담 당시에는 논의가 없었다"며 "조치 내용과 영향을 정밀하게 조사해 조치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설득하는 등 필요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정책과 관련해 마약이나 불법 이민 등 현안이 얽혀 있는 멕시코, 캐나다 등을 염두에 두고 "일본이 문제가 있는 나라와 같이 취급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광범위한 무역 제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근거한 다각적 무역체제 전체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의 관세 인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무토 경제산업상은 일본산 철강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정부가 전액 출자한 일본무역보험(NEXI)을 통해 보험금을 지급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미국에 수출하는 철강업체와 상사가 추가 관세를 이유로 계약 파기 사태를 겪을 경우 수령해야 할 대금 중 일부를 받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예외나 면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모든 철강 생산국이 같은 경쟁 환경에 놓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포고문 서명식에서 호주에 대한 관세 면제를 "많이 고려하겠다"(give great consideration)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18년에도 일본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022년부터 일본 철강 제품에 대해서는 연간 125만t까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은 철강 수출에서 대미 비중이 크지 않아 관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철강연맹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일본의 철강 수출량이 3천171만t이었으며, 대미 수출량은 120만t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제철에서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추진 업무를 맡아온 모리 다카히로 부회장이 이날 오전 일본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정부 관계자 등과 만나 US스틸 인수 계획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제철 간 협의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 협의는 하시모토 에이지 일본제철 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할 예정이라고 NHK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대신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며, 어떤 기업도 US스틸 주식을 절반 이상 취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US스틸 주식을 전량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려 했던 일본제철의 계획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는 견해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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