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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드릴 베이비 드릴'에도…셰브론, 20% 감원 계획
기사 작성일 : 2025-02-13 12:00:57

셰브론


[ 자료사진]

문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석유 행보에도 불구하고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이 최대 20% 인력 감축안을 내놓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셰브론은 사업을 단순화하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내년 말까지 전 세계 근무 인력의 최대 5분의 1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말 기준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포함해 셰브론 전체 직원 수는 약 4만6천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주유소 근무 인력을 제외하고 20% 감축안을 시행하면 8천명가량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

마크 넬슨 셰브론 부사장은 이같은 변화에는 2천800억 달러 규모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을 활용하며 업무수행 방식과 장소를 변경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넬슨 부사장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올해부터 15~20%의 인력 감축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내년 말 이전에 대부분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저 석유기업 셰브론의 비용 절감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석유 붐을 독려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FT는 짚었다.

앞서 셰브론은 지난해 11월 자산 매각, 기술 사용 및 작업 과정 변경을 통해 20억~30억 달러의 '구조적'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달에는 캘리포니아주 샌라몬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셰브론은 작년 4분기 정유사업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퍼펙트 스톰'이라고 부르지는 않겠지만 모든 것이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분기였고 부정적인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석유 분석가 폴 샌키는 셰브론의 급격한 인력 감축은 놀라운 일이지만 위기 대응이라기보다는 선제적 조치로 봤다.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유가가 급등한 후 2022년과 2023년 막대한 이익을 거둔 석유산업이 재조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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