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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우크라 종전협상 대표는 젤렌스키뿐"…미러 주도 경계
기사 작성일 : 2025-02-14 18:00:58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황철환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우크라이나를 대표해 종전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13일(현지시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굴복을 통한 평화'는 미국을 비롯한 모두에게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을 '기회의 창'을 만들어냈고 이와 관련해 "모두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토 및 주권 문제'를 논의하는 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단독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 단계에서의 유일한 의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실하고, 지속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토대 위에 휴전에 합의할 의사가 있는지다. 그 이후 러시아와의 협상은 우크라이나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협상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배제한 채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는 '더티 딜'(dirty deal)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푸틴 대통령과 먼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를 통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확인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주도적으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상점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기념품이 팔리는 모습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당장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12일 우크라이나 측이 제시한 핵심 종전 조건이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러시아군 점령지 완전 반환 ▲미군 주도 평화유지군 주둔을 모두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상황이다.

유럽의 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며 독자적 안보체제 수립을 주장해 온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유럽이 스스로 미래를 지키려 노력하게 하는 일종의 '전기충격'으로 작용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건 전기 충격이다. 우리는 비대칭적 충격, 외부의 충격이 필요하다. 이건 유럽인들을 위한 외인성(外因性) 충격이다"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이 관여하지 않더라도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유럽이 자체적 방위역량을 갖추고 미국 무기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완전히 통합된 유럽 방위와 산업, 기술 기반을 성장시켜야만 한다"며 "이건 (방위비) 지출액과 관련한 단순한 논의를 넘어서야 한다. 미국의 더 큰 고객이 되는 것 뿐이라면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유럽 주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으로 개발한 SAMP-T 지대공 미사일을 구매할 것을 권하면서 이 무기 체계가 미국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주민 220만명을 제3국으로 영구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를 미국이 맡아 개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서도 "극도로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로부터 가자지구의 소유권을 넘겨받고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손에 넣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세계가 '극도의 전략적 불확실성'에 직면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진단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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