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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크라 희토류 지분 50% 요구…젤렌스키 거부"(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6 02:00:57

뮌헨 안보회의 참석한 젤렌스키


(뮌헨 AFP= 2025년 2월 14일 개막한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관실 제공 사진. 크레딧 표시 필수] 2025.2.15.

(서울·로마= 임화섭 기자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희토류 지분 50% 요구를 거부했으며 더 나은 협상을 시도 중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국 NBC 방송은 지난 12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을 때 양국 간 광물협정 초안과 함께 이런 제안을 제시했다고 이날 전했다.

NBC는 베센트 장관이 휴전 후 안전보장을 위해 미군을 배치해줄 수 있다며 희토류 자원의 50% 지분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으나 협상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 3명은 FT에 미국의 안보 보장과 관련한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협상단은 광물협정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질문했으나 베센트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존재하게 될 것"이라는 모호한 답변만을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인이 우크라이나 광물 매장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러시아를 충분히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에 미국 자산이 있으면 인계 철선 역할을 할 수 있어 러시아가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논리다.

또한 협정문에서 광물권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 뉴욕 법원의 재판 관할로 명시한 점도 논란이 됐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식 거래"라며 "이것이 트럼프의 협상 방식이다. 힘들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베센트 장관과 면담 당시 광물협정 초안 서류에 즉각 서명할 수는 없다며 검토하고 상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면담 후 베센트 장관은 광물협정이 전후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호막'(security shield)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이 내놓은 초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독일 뮌헨안보회의(14∼16일)에서 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N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미국 측 제안에 대한 법적 검토와 수정 제안 마련 등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안보 협정'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각서'라는 표현을 썼다.

유럽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럽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도 광물 채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14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미국 측에 광물 협정 초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온 무기 등 각종 원조에 대한 대가로 희토류 자원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휴전협상이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우크라이나 측은 휴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러시아의 침략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리튬, 티타늄, 흑연 등 첨단 기술 산업에 필수적인 광물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들 자원의 상당 부분은 현재 러시아 점령 지역에 있거나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과 가까운 지역에 분포돼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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