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igital

코스피 훈풍에도 외국인 이탈 지속…보유주식 비중 1년5개월만 최저
기사 작성일 : 2025-02-16 07:00:15

외국인 주식시장 순유출 (PG)


[박은주 제작] 일러스트

이민영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증시의 반등 흐름 속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지속되면서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1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가총액은 676조428억원으로 전체 시총(2천116조8천655억원)의 31.96%를 차지했다.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31%대로 내려간 건 2023년 9월 20일(31.97%)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초 32.7% 수준이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증가세를 보이며 7월 36%대까지 늘었으나 점차 감소해 8월 34%대, 9월 33%대, 11월 32%대로 내려앉은 뒤 해를 넘기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4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월별로 보면 외국인은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6% 하락한 코스피가 올해 들어선 두 달도 안돼 8.0% 오르며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은 지속해 시장을 떠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딥시크 충격'과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 속에 거세진 외국인 매도세는, 미국 정부가 캐나다·멕시코와 협상 후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는 소식에 다소 완화됐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 각국을 상대로 맞춤형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시장은 사전 협상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관세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데다, 지속되는 국내 정치 불안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강하게 힘을 받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의 일정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호관세까지 발표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추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며 "롤러코스터식 트럼프 정책 흐름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로 1조8천150억원 순매도했다. 뒤이어 현대차[005380](7천10억원), KB금융[105560](3천160억원), 유한양행[000100](2천420억원), HD현대일렉트릭[267260](2천230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이 이미 바닥 수준이어서 추가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이미 역사적 저점 수준인 30% 부근에 도달해 외국인 자금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일각에선 뚜렷한 외국인 복귀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4월 시행될 예정인 상호관세는 매우 포괄적인 형태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은 이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해 관세율의 차이는 존재하지 않지만, 미국 입장에서 8위에 해당하는 무역적자 대상국이며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무역 불균형이 큰 점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상회담을 통한 정책 조율의 기회가 제한된 한국의 입장에서 관세 문제는 지속적인 시장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짚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