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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질주'에 다급한 유럽, 우크라 긴급 군사지원 논의
기사 작성일 : 2025-02-19 23:01:01

EU 집행위 전경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긴급 군사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착수했다. 러시아와 '1대1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럽연합(EU) 당국자는 19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회원국 정상들과 연쇄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원과 안전보장이라는 두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체계적이고 구조화된 협의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입수한 EU 내부 문건에 따르면 EU는 포탄 최소 150만발을 비롯해 방공체계와 정밀타격 미사일, 드론 등의 추가 지원을 추진 중이다.

우크라이나군 훈련 지원과 관련 장비 제공, EU와 우크라이나 방위산업간 협력 확대도 명시됐다. 회원국별 경제 규모에 따라 기여 규모를 차등하는 한편 비(非)EU 회원국들의 동참도 요청한다는 구상도 담겼다.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는 자금조달 방안을 고심 중이다.

당초 집행위는 유럽 방위력 강화 계획을 담은 '국방백서'를 내달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종전 협상의 흐름이 심상치 않자 속도를 내려는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응 사례를 참고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팬데믹 시기에 7천500억 유로(약 1천129조원) 규모의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조성해 회원국들을 지원했다. 또 지출 부담이 늘어난 회원국 부담을 덜기 위해 재정준칙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EU 재정준칙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를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 6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지난 14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회원국이 방위비를 증액할 수 있도록 EU 재정준칙의 면책 조항 발동도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유럽 리더'를 자임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하는 2차 비공식 정상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 군사지원과 안전보장을 논의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 17일 1차 회동에서 유럽 주요국 정상만 초대된 것을 두고 불만이 속출한 터라 이날 회의에서 내실 있는 결과가 도출되긴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EU 주도로 긴급 정상회의를 소집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EU는 소극적이다. 대부분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한 EU 의사결정 구조상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 슬로바키아의 제동으로 합의가 불발될 수 있어서다.

EU 당국자도 "EU 특별 정상회의 소집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지만 개최하더라도 그 목적은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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