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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희망이다] 서울 집중 '문화 인프라' 의정부서 발굴한다
기사 작성일 : 2024-12-29 08:00:28

[편집자 주 = 지방에 터를 잡고 소중한 꿈을 일구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젊음과 패기, 열정으로 도전에 나서는 젊은이들입니다. 자신들의 고향에서, 때로는 인연이 없었던 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새로운 희망을 쓰고 있습니다. 이들 청년의 존재는 인구절벽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사회에도 큰 힘이 됩니다. 는 지방에 살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청년들의 도전과 꿈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합니다.]


장이나 뉴닷 대표


[촬영 심민규]

(의정부= 심민규 기자 = "서울로 문화와 소비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의정부만의 매력을 발굴하고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경기 시흥과 인천에서 나고 자란 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며 극작가의 꿈을 키웠던 장이나(34) 뉴닷 대표는 낯선 도시 의정부에서 깊은 고민을 시작했다.

그는 의정부라는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발굴,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한 사회적 기업의 대표로서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의정부에 정착한 것은 2018년 뜻밖에도 민락동 행복주택에 당첨되면서다.

서울에서 좁은 원룸 생활을 정리하고 넓은 임대 아파트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됐다.

그러나 서울 생활이 익숙했던 그에게 의정부는 단순히 잠만 자는 주거지에 불과할 수밖에 없었다.


의정부 정책페스타 '로컬줌-인'


[뉴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처음에는 의정부에 왔을 때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고 주변이 공사 현장이라 교통도 불편했다"며 "서울로 출퇴근은 전쟁 같았고, 그러다 보니 빨리 돈을 벌어 다시 서울로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그의 생각과 관점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동이 제한되며 의정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자연스레 주변을 살피고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게 됐다.

이 시기 평소 사회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의정부 '희망을 심는 나무'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을 시작했고 이후 LH 행복주택 내 도서관에서 코디네이터로 일하게 됐다.

그는 "당시 의정부시는 '예비 문화도시'에서 '법정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을 진행했다"며 "여러 공모전에 참여해 도서관에서 꽃바구니 만들기, 취업 준비생을 위한 증명사진 촬영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임대 아파트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주민들, 단절된 청년들을 보며 그는 더욱더 의정부를 문화적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키우게 됐다.


지역화 교재 '의정부로-마블' 즐기는 아이들


[뉴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행복주택 내 작은 도서관에서 시작한 그의 활동은 지난해 3월, 사회적 기업이자 로컬 문화콘텐츠 기업 뉴닷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뉴닷은 의정부를 기반으로 로컬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의정부의 유산과 정체성을 활용해 특화 상품·지역 축제·커뮤니티 행사를 운영·기획하며, 단순한 베드타운이 아닌 '살고 싶은 도시'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정부에서 문화 관련 사업에 대한 입찰을 받아 이를 실행하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과 사뭇 다르다.

경력 보유 여성과 미취업 청년들에게 양질의 단기 일자리를 제공하며 지역 주민과 청년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는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좋은 직장을 다니다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는 어머니들에 대해서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들에게 양질의 파트타임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뉴닷의 역할이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의정부 하루여행


[뉴닷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닷의 대표적 사업은 지난 5∼12월 진행한 '의정부 하루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만8천원만 내면 봄·여름·가을·겨울의 테마로 의정부의 유적지와 문화공간, 맛집 등을 탐방하는 로컬 투어다.

서울 등 각 지역에서 온 430여 명의 방문객이 참여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더했다.

뉴닷은 이외에도 지역화 교재인 '의정부로-마블', 캐릭터 동화책 제작과 지역특화상품 개발, 환경 캠페인 등 의정부의 정체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년들이 의정부에서 직장을 구하고, 문화를 즐기고, 정착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모여 의정부를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가치"라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적 거점이 되는 미래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도전은 단순히 사업적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지역 사회와 사람을 연결하며, 의정부라는 도시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장이나 뉴닷 대표


[촬영 심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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