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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워싱턴DC 호화주택 동났다…몰려드는 거부들
기사 작성일 : 2025-01-20 17:00:59

매물로 나온 워싱턴DC 호화주택들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일인 2025년 1월 20일 기준으로 미국의 부동산정보 사이트 '질로닷컴'에 올라와 있는 '워싱턴 DC 호화주택' 매물 목록. [질로닷컴(zillow.com) 웹사이트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2025.1.20.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취임을 앞두고 미국 수도 워싱턴DC 일대의 호화주택이 동났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2기에 따른 수요 폭증으로 워싱턴에 최고급 호화주택이 모자라는 상황이 됐다"는 게 NYT가 전한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들의 얘기다.

워싱턴에서 호화주택을 찾는 부자들 중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맡은 이들도 있고, 본인이 공직을 맡지는 않았지만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이사를 오려는 이들도 있다.

부동산업체 TTR 소더비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짐 벨 부사장은 "워싱턴에 부자들이 엄청나게 몰려들면서 정말 대응이 힘들 정도"라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을 설명했다.

자발적 매물이 잘 나오지 않아 부동산중개사들이 이 지역에 고급주택을 보유한 기존 고객들에게 전화해서 혹시 새로 이사오는 사람에게 집을 팔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트럼프 2기 고위 인사 중에는 운 좋게 집을 구한 이들도 있고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려고 알아보는 이들도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폭스뉴스 앵커 브레트 바이어가 살던 프랑스풍 저택을 2천500만 달러(360억 원)에 지난달 사들였다.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러트닉 지명자의 재산은 15억 달러(2조2천억 원)다.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는 유명 정치칼럼니스트 고(故) 조지프 올솝이 살기도 했던 700만 달러(100억 원)짜리 미국 신고전주의 양식의 주택을 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본인이 제출한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베센트 지명자의 재산은 7억 달러(1조 원)가 넘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워싱턴DC 로이터= 자료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전날인 2025년 1월 19일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모습. (REUTERS/Carlos Barria/File Photo) 2025.1.20.

팔렸다는 사실만 알려지고 새 주인이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은 집도 있다.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W. 부시 대통령 재직 시절에 백악관 법무실장을 지낸 고(故) 보이든 그레이 변호사가 살았던 적이 있으며 1850년에 건축된 이탈리아 양식의 저택은 지난달에 1천50만 달러(152억 원)에 팔렸다.

집값을 두 배로 쳐 줄 테니 팔라는 제안이 들어왔으나 거절한 집주인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샐리 퀸은 자신이 40여년째 살고 있는 방 18개짜리 저택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NYT에 밝히면서 "'절대로 안 판다'고 했다. 이건 내 집이다"라고 말했다.

이 집은 퀸과 그의 남편 벤 브래들리(1921∼2014) 전 워싱턴포스트 편집인이 함께 30여년을 보낸 곳이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장남인 로버트 토드 링컨(1843∼1926) 전 전쟁부 장관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재산이 4천290억 달러(622조 원)로 2기 트럼프 행정부 고위인사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돈이 가장 많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워싱턴에 마련할 거처가 어디가 될지는 확실치 않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라인 호텔'을 통째로 사들여 개인 클럽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DC의 호화주택들이 일반인들에게는 엄청나게 비싸 보이지만, 이런 집들을 찾는 부자들에게는 별 것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가 2기 행정부 고위인사로 지명한 사람들 중 10억 달러(1조4천500억 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 이들은 13명이다.

트럼프 당선인 본인의 재산은 68억 달러(9조9천억 원)에 이른다.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공동창립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뉴욕(맨해튼)이나 (뉴욕시 근교 롱아일랜드의) 사우스햄턴에 집을 사려고 하면, 정말 좋은 집을 사려고 하면, 1억 달러(1천450억 원)에서 1억5천만 달러(2천200억 원)가 들 수도 있다. 워싱턴에서는 2천500만 달러(360억 원)를 (집을 사는 데)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마존 창립자이며 워싱턴포스트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는 2016년 워싱턴에 2천300만 달러(330억 원)짜리 집을 샀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 피터 틸은 2021년에 트럼프 행정부 1기 상무부 장관을 지낸 윌버 로스의 집을 1천300만 달러(190억 원)를 주고 사들였다.

에릭 슈밋 전 구글 CEO는 퀸과 브래들리의 집 건너편에 있는 주택을 1천500만 달러(220억 원)에 사들였다.

이 주택은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후 백악관에서 나온 그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가 잠시 살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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