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김유진 인턴기자 = "고추장버터는 처음 들어봐요. 처음 봤을 땐 황치즈인 줄 알았어요."
지난 2년간 유튜브에 올라온 K-푸드 관련 영상에서 심심치 않게 접하는 반응이다.
한국음식이 세계적으로 관심받기 시작하면서 정작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선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들이 있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역수입'되는 'K-푸드'는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거나 동서양의 독특한 조합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중에는 '고추장버터'(gochujang butter)도 있다.
'빨리빨리' 문화의 한국에서 '느림'의 미학을 고수하며 만드는 '장'이 세계에 퍼지는 가운데, 한국의 고추장과 서양의 버터가 만난 '고추장버터'가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틱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고추장의 매콤함과 버터의 고소한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이 조합은 파스타, 빵, 고기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고추장버터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버터, 고추장, 다진 마늘, 파마산치즈가루, 꿀만 있으면 된다.
버터 200g과 고추장 1.5숟가락, 다진 마늘 2분의1숟가락, 꿀 1숟가락을 넣고 골고루 섞어준다. 이후 파마산치즈가루 종이컵으로 4분의1컵을 넣고 다시 섞는다.
랩으로 모양을 만들어 말아준 다음 냉장고에서 20~30분 정도 보관해 굳히면 끝이다.
[뉴욕타임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 고추장버터는 10여년 전 해외 한식당에서 '고추장버터 스테이크' 등의 메뉴로 출시된 바 있다. 그러나 'K-푸드'를 상징하는 독특한 레시피로 소셜미디어(SNS)에서 해외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2년 정도 됐다.
2023년 '고추장버터 국수'(gochujang buttered noodles)의 레시피가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된 바 있다. 여기에는 '직접 고추장 버터 국수를 해 먹어 봤는데, 고추장의 맛에 매료됐다' 등 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후 고추장버터 국수는 지난해 9월 NYT가 발표한 '독자 선정 히트 레시피 50선'에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유튜브에 '고추장버터'를 검색하면 직접 고추장버터를 만들어 먹어보는 국내외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고추장을 활용한 신선한 레시피를 접한 국내 유튜버들은 '이게 외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다는데 왜 그런지 알겠다. 어떤 음식에도 다 잘 어울린다'며 감탄했다.
고추장버터를 활용한 스테이크 솥밥을 만든 한 국내 요리 유튜버의 영상은 조회수 510만 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에서도 에드워드 리 셰프가 '고추장버터 스테이크'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틱톡 및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인은 모르지만, 웬만한 외국인은 다 알고 있다는 'K-음료'도 있다.
국내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와 커피를 섞은 '바나나맛우유 커피'(banana milk coffee)가 대표적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 시도해 보는 레시피로 알려져 있다.
준비물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헤이즐넛 향 커피, 바나나맛우유, 얼음컵.
먼저 얼음컵에 커피를 3분의2 정도 따르고 나머지 3분의1은 바나나맛우유로 채운 뒤, 둘을 잘 섞어주면 완성이다.
바나나맛우유와 헤이즐넛 커피가 만나 달콤하면서도 은은하고 쌉쌀한 커피 맛이 나는 게 이 음료의 특징이다.
해당 음료를 만들어 마시는 영상을 본 해외 누리꾼들은 "진지하게 한국에 가서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한국 편의점을 우리 집 뒷마당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틱톡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세계 무대에서 '떡상'(인기 급상승)에 성공한 '꿀떡 시리얼'(ggultteok cereal)도 있다.
꿀떡 시리얼은 한 해외 틱톡커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새로운 'K-디저트'다.
꿀떡을 우유에 말아 먹는 것이라 '꿀떡 시리얼'이란 이름이 붙은 이 독특한 방식의 레시피는 한국의 전통 떡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것이다.
떡은 특유의 쫀득한 식감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환영받는 음식은 아니었다. 끈적끈적하고 이에 들러붙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꿀떡 시리얼 먹방'이 유행할 정도로 떡을 낯설어했던 외국인들까지 떡의 매력으로 이끌고 있다.
꿀떡과 우유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선 'K-버블티'라는 별명도 붙었다.
꿀떡 시리얼을 먹어본 해외 누리꾼들은 "꿀떡의 단맛이 우유와 어우러져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난다"(틱톡 이용자 'tri***'), "꿀떡만 먹으면 좀 달았는데 우유랑 같이 먹으니 단맛이 중화돼서 좋다. 꿀떡은 처음 먹어봤는데 빠져들 것 같다"(틱톡 이용자 'lei***')며 호평했다.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꿀떡 시리얼을 '역수입 당한' 국내 누리꾼들은 처음엔 생각지 못한 조합에 당황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예상외로 맛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유튜버 A씨는 "쫀득한 떡 식감에 달콤한 꿀과 담백한 우유가 어우러져 의외로 맛있다. 떡을 우유랑 같이 먹으니 '꿀떡꿀떡' 넘어간다"고 말했다.
또다른 국내 유튜버 B씨는 "꿀떡 시리얼 아이디어 아주 좋았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