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igital

[현장] 경주에도 구미에도 '금리단길'…관광객 '핫플' 될까
기사 작성일 : 2025-02-06 10:01:19

경주 금리단길


[경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주·구미= 손대성 기자 = "어? 여기도 금리단길이 있네요."

경북 경주와 구미에 똑같이 '금리단길'이란 이름이 붙은 공간이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경주 금리단길은 노동동 중심상가 일대 구도심을 가리킨다.

이 지역은 대다수 지방도시의 구도심과 마찬가지로 1980∼1990년대까지 번성했으나 이후 쇠락했다.

경주시는 2021년 중심상권을 활성화하는 '상권 르네상스 사업' 선정을 계기로 노동동 중심상가 일대를 금리단길이라고 이름 붙이고 관광명소화를 꾀하고 있다.

금리단길은 신라 천년고도로 '황금도시'를 표방하는 경주시의 슬로건과 서울의 이태원 인근 유명 거리인 경리단길에서 따와서 만든 이름이다.

경리단길이 유명해진 이후에 전국 곳곳에 이같이 인기 장소에 '∼리단길'을 붙인 이름이 많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곳이 경주 황남동 '황리단길'이다.

황리단길은 애초엔 허름한 식당이나 가정집, 점집이 있는 인적 드문 곳이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카페와 식당, 숙소 등 개성 있는 가게가 대거 들어서면서 시민과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황리단길이란 이름이 붙었다.

시는 황남동 '황리단길'과 길을 사이에 둔 노동동 '금리단길'을 더하면 말 그대로 '황금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경주시는 황리단길을 찾은 관광객이 자연스럽게 구도심으로 오도록 2022년부터 5년간 80억원을 들여 명소로 꾸미고 있다.

2024년에는 빛을 주제로 한 테마거리를 만들고자 바닥조명, 조형물, 경관조명 등을 설치했다.

매년 일정 기간 불금예찬 야시장을 열고 있고 빈 점포를 없애고자 골목식당 창업을 지원하는 등 금리단길을 맛 특화 거리로 만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산 서면이나 대구 동성로 등 다른 도시의 구도심도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라며 "관광객이 들어와 머물면서 소비할 수 있도록 거리를 가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주 금리단길 야시장


[경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구미 금리단길은 이미 인기 관광지로 뜨고 있다.

이 길은 원평동 구미역 후면광장에서 경북외고, 각산네거리를 잇는 삼각형의 상업시설 구역이다.

주변에 금오산이 있어 서울 경리단길에 더해 금리단길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수년 전만 해도 간선 도로 옆에 카페나 식당만 있었고 골목에는 비교적 낡은 주택이 모여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골목마다 다양한 공방, 카페, 소규모 식당, 북카페, 편집숍 등이 들어서며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매력적인 거리로 탈바꿈했다.

구미 금리단길은 외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란 점에서 경주 황리단길과 더 비슷한 점이 많다.

구미시는 금리단길을 찾는 발길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도록 전선 지중화 사업을 추진하고 빈집을 게스트하우스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 금리단길


[구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특색있는 간판을 설치해 관광객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구미역 주변서 구미라면축제 개최, 대경선 광역철도 개통 등도 구미역 인근에 자리 잡은 금리단길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경주나 구미의 금리단길이 경리단길 아류에 불과한 이름이라거나 같은 이름이어서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50대 구미시민은 "금리단길은 접근성이 좋은 지역인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며 "금방 생겼다가 사라지는 가게도 많지만 앞으로는 더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