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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한 아랍계 미국인들, 단체명까지 바꾸고 반발
기사 작성일 : 2025-02-06 13:01:05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주민들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백나리 기자 = 가자지구 주민을 이주시키고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미국 내 아랍계가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작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단체 '트럼프를 위한 아랍계 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을 비판하며 이름을 '평화를 위한 아랍계 미국인'으로 바꿨다.

이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여전히 믿지만 가자 구상은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면서 "어떤 이유에서건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킨다는 개념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용인에 실망한 아랍계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 등을 돌렸고 트럼프 캠프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미 연방의회의 유일한 팔레스타인계 의원인 러시다 털리브 하원의원(민주당)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어디도 가지 않는다"면서 "인종청소와 집단학살 자금 지원이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니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미친 헛소리를 뱉어내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도 함께 비판했다.

무슬림 미국인의 권리보호 단체 '엠게이지USA'의 와엘 알자야트 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를 파괴할 무기를 제공한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휴양지 개발 구상을 하고 유대인인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이득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가자 휴전을 촉구해온 단체 전국중도운동의 레일라 엘라베드 공동의장은 "슬프고 화가 나고 겁이 난다'면서 "트럼프의 불법적 인종청소 촉구는 끔찍한 것이고 민주당은 '우리가 더 나은 대안'이라고 유권자들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아랍계미국인연구소의 제임스 조그비 회장은 "위험하고 도발적이고 불법적이고 무감한 구상"이라며 "그 지역을 아는 사람이라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그들이 떠나고 싶어 한다면 1948년 내쫓긴 이스라엘의 고향마을로 가는 것뿐"이라고 했다.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총리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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