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모스크바= 최인영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유리 보리소프(68)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을 해임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로스코스모스 사장이 보리소프에서 드미트리 바카노프(39) 러시아 교통부 차관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의 대통령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서명해 즉시 발효됐다.

보리소프 전 사장은 2022년 7월 전임자인 드미트리 로고진을 이어 로스코스모스 사장으로 취임한 지 3년도 지나지 않아 해임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로스코스모스 수장 교체 이유에 대한 질문에 "보리소프에 대한 불만은 없다. 보직 순환이 진행 중"이라며 "이 회사는 역동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매체 R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로스코스모스 직원 대부분이 이날 오전까지 보리소프 사장의 해임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며 "모든 일은 하룻밤에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흐루니체프 우주항공연구생산센터 내 건설 중인 모스크바 국립우주센터 프로젝트 전망이 비용 문제로 불투명해진 가운데 인사 결정이 났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보리소프 전 사장이 재임하던 2023년 8월 러시아가 1976년 이후 47년 만에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루나-25가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하다 추락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1961년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에 진출한 이후 우주 강국 자부심을 갖고 있었으나 루나-25 실패로 자존심에 상처가 생겼다는 것이다.

보리소프 전 사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지낼 때 국방 차관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중국·북한 국빈방문을 수행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새 우주 수장이 된 바카노프는 러시아 교통부에서 무인 운송을 포함한 혁신 분야를 담당했다.

2011∼2019년에는 러시아의 위성업체인 고네츠 대표를 역임했다. 고네츠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스타링크와 비슷하지만 규모가 훨씬 작고 관용 위주인 위성통신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