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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빈국 생명줄' 식량 50만톤 발묶여…美원조중단에 기아퇴치 타격
기사 작성일 : 2025-02-07 10:00:59

폐쇄된 USAID 건물 앞에서 시위중인 사람들


[로이터 . 재판매 및 DB 금지]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해외 원조 중단 움직임에 기아 퇴치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해외 원조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명목으로 지출을 90일간 중단한 데다 국제개발처(USAID)에 대한 구조조정도 단행하면서 최빈국에 지원될 예정이었던 50만톤의 식량도 발이 묶였다.

로이터 통신은 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 이후 최빈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긴급한 지원은 예외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어떤 구호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이 허용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대부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원이 허용되는 프로그램을 결정해야 할 USAID마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돼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당장 인도주의 단체에 배분될 예정이었던 3억4천만달러 상당의 식량 50만톤이 오도가도 못 하는 신세가 됐다.

현지 구호 요원에 따르면 이 가운데는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는 수단에 지원될 식량 3만톤도 포함돼있다.

최소 2백만명이 한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식량이 미국의 지원 중단 선언에 상할 위험이 큰 뜨거운 창고에 처박히게 된 셈이다.

일부 품목은 유통기한이 짧아 90일간의 중단 조치가 끝나게 되면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식량 안보 상황을 평가해온 '기근 조기경보 네트워크'(FEWS NET)도 폐쇄돼 국제사회의 기아 위기 대응 능력도 타격을 받게 됐다.

기근 조기경보 네트워크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인도주의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는 기아 위기에 대한 조기 경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는데 지난달 말 주요 자금줄인 USAID에 대한 해체 움직임 이후 웹사이트가 폐쇄되는 등 업무가 마비됐다.

인도주의적 단체들은 이 기관의 보고서를 활용해 어느 지역에 지원을 배치할지를 결정해왔는데 주요 지침을 잃게 된 것이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식량 안보 전문가 크리스 뉴턴은 기근 조기경보 네트워크의 폐쇄로 인도주의적 위기 보고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와 함께 수단과 가자지구의 주민들이 생필품과 식량을 살 수 있도록 제공해온 현금 지원도 중단됐다.

로이터는 이전에도 국제 분쟁과 정치적 불안정으로 기아 퇴치 노력이 위협을 받아왔지만, 미국의 원조 중단이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규모의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년간 646억달러(약 93조5천억원)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는데 이는 유엔이 기록한 전체 기부의 3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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