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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청년들 'AI 심리상담' 유행…"불안한 미래 속 정서적 교감"
기사 작성일 : 2025-02-13 13:00:58

딥시크


[AP 자료사진]

권숙희 기자 =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전자기기와 연애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린 영화 속 장면처럼 딥시크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AI 심리상담'이라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다.

복잡한 연산이나 보고서 과제 수행 등에 도움을 받기보다 정서적 교감에 AI 챗봇 딥시크가 중국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으로 BBC 인터뷰에 응한 중국 여성(28)은 "최근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딥시크에게 추모글을 작성해 달라고 했는데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면서 "아마 현실에서 이런 위로를 받은 지 너무 오래됐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딥시크는 '영혼 깊은 곳에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말들이 지금 떨리는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것'이라는 시적인 답변을 내놨다"며 "유료 상담 서비스보다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장기간의 코로나19 봉쇄정책, 높은 실업률, 경기침체 등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큰 중국 젊은이들이 딥시크와의 대화를 통해 위안받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여지가 적은 것 또한 이러한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BBC는 덧붙였다.

또 정신건강 상담 관련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이런 서비스를 받는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존재한다는 점도 딥시크를 찾게 된다고 풀이했다.

'저비용 개발'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딥시크는 기존 중국 AI 챗봇들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0일 출시한 추론(reasoning) 모델 'R1'은 응답을 생성하기 전의 추론 과정까지 사용자에게 보여줌으로써 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고 BBC는 전했다.

AI 챗봇이 감정적 지지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해온 난 지아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는 "사람들은 단순히 공감받고 싶어 하는데, 친구나 가족은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AI는 우리가 공유하는 모든 이야기를 그저 들어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해하는 질문에 대해 답변이 제한된다는 점은 여전한 논란이다.

다만, 대부분의 딥시크 사용자들은 '정치적인 문제' 보다 '개인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고 BBC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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