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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개편이 쏘아올린 ETF '머니무브'…비과세 배당·커버드콜로
기사 작성일 : 2025-02-13 17:00:16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2021.9.27[촬영 류효림]

송은경 기자 = 해외 펀드의 배당금에 대한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이 올해부터 개편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매도세가 거세다.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 개편 전에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나 연금저축펀드 등 절세계좌에서 미국 배당주 ETF를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투자자들이 많았으나, 더 이상 과세이연과 저율과세 등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되자 비과세 배당 ETF나 커버드콜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4일부터 전날까지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와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H)',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등을 총 808억원 순매도했다.

이들 상품은 국내 투자자들 사이 이른바 'K-슈드'라고 불리는 ETF로, 장기간 배당금을 늘려온 미국의 우량 기업 100곳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증시에 동일 지수를 추종하는 찰스슈왑의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가 상장돼 있어 이 ETF의 티커 'SCHD'(슈드)의 한국판이라는 의미의 별칭이 붙었다.

꾸준히 배당을 늘려가는 기업들을 모아 투자하기 때문에 수십년간 유지하는 연금계좌에서 과세이연으로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며 투자자들이 매수가 꾸준히 들어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외납세 공제 방식 개편이 올해부터 적용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로 개인은 이들 ETF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하고 있다.

빠져나간 자금은 비과세 배당이나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ETF로 흘러가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의 경우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액은 236억원, 일평균 순매수액은 33억원대에 달했다. 작년 한 해 동안 'PLUS 고배당주'의 개인 순매수액은 일평균 10억원에 못 미쳤으나 절세계좌에서의 해외 배당주 ETF에 대한 혜택이 사라지자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국내 기업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은 외국납부세액이 없으므로 연금계좌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계좌로 투자하면 받은 배당금을 전부 재투자하는 과세이연·복리효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커버드콜 상품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해당 자산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으로,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가격이 횡보하면 옵션 매도에 따른 프리미엄을 취할 수 있지만 상승 시에는 수익률이 제한되는 특징을 갖는다.

콜옵션 매도로 얻은 프리미엄(옵션 가격)을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해외 커버드콜 ETF의 경우 옵션 매도 금액은 국내에서 과세하기 때문에 연금계좌에서 매수하면 과세이연 효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 역시 콜옵션 매도로 발생하는 프리미엄 수익은 비과세된다.

개인은 이달 4∼12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을 2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은 23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금계좌 내 해외주식 ETF에 대한 매매차익은 여전히 과세이연 혜택이 유지되는 만큼,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매도는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미국배당다우존스는 장기 성과로 보면 자본 차익이 S&P500에 견줄 만하고 배당도 꾸준히 늘어나는 '배당성장'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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