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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발목 부상 안고 금빛 무대…차준환, 올림픽 앞두고 도약
기사 작성일 : 2025-02-13 23:00:42

차준환, 우아한 몸짓


(하얼빈= 박동주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2025.2.13

(하얼빈= 김경윤 기자 =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간판 차준환(고려대)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3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고 성적인 2위에 올랐던 차준환은 지난해 3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선 10위를 기록하면서 2년 연속 입상에 실패했다.

오른쪽 발목 부상 탓이었다.

차준환은 2023년 10월 오른쪽 발목 신경 조직을 다쳤고, 부츠 교체 과정에서 부상이 심해졌다.

통증은 1년 내내 차준환을 괴롭혔다.

그는 시즌 초반 쇼트프로그램에서 2개, 프리스케이팅에서 2개 등 총 4개의 4회전 점프를 배치했지만, 발목 부상 탓에 시즌 후반엔 4회전 점프를 총 3개로 줄이기도 했다.

난도를 낮췄지만, 발목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선 발목 부상이 심해져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앞두고 조기 귀국했다.


차준환, 하얼빈 동계 AG 남자 싱글 금메달


(하얼빈= 서대연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2025.2.13

차준환은 마냥 휴식에 집중할 수 없었다.

새 시즌 국제대회 출전권을 따기 위해 성치 않은 몸으로 국내 선발 1,2차전을 모두 뛰었다.

병역 혜택이 걸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도 중요했다.

그는 하얼빈 대회를 앞두고 2025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에서 몸 상태를 점검했다.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동메달을 차지하긴 했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에 그치는 등 기복이 있었다.


금빛 연기 펼치는 차준환


(하얼빈= 서대연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2025.2.13

그러나 차준환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차준환은 자신에게 집중했다.

그는 지난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깔끔한 무결점 연기로 94.09점을 받아 '아시아 최강' 가기야마 유마(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가기야마와 9.72점 차이라 도박을 걸어볼 법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 2개를 뛰는 차준환은 4회전 점프를 늘려 역전을 노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차준환은 무리하지 않았다.

그저 아름다운 연기를 보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금빛 연기 펼치는 차준환


(하얼빈= 서대연 기자 = 피겨 차준환이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2025.2.13

차준환은 아픈 발목으로 다시 은반 위에 섰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87.60점을 받았고, 쇼트프로그램 94.09점을 합한 최종 총점 281.69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어 출전한 유마는 실수를 연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모니터에 뜬 점수는 272.76점. 차준환은 극적으로 금메달을 땄다.

공동취재구역에서 TV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본 차준환은 긴장이 풀린 듯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이제 차준환은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한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15위,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5위를 차지했던 차준환은 한국 남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을 품고 다시 전진한다.

차준환은 국내 경쟁을 거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할 계획인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으면서 제약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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