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건설업 '고용 한파'
이진욱 기자 = 지난달 정부의 공공근로 등 직접 일자리 사업이 재개되면서 취업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제조업·건설업 중심으로 고용 부진은 계속됐다. 건설업 취업자는 건설경기 불황 여파로 2013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제조업 일자리도 반년 넘게 감소세가 이어졌다. 14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일자리정보 게시판 앞에 건설기계정비학원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5.2.14
(세종= 박재현 기자 =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12년 만에 가장 적었다.
건설업 취업자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역시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졌다.
반면 취업자가 유의미하게 늘어난 산업은 정부 '재정 일자리'가 집중되는 공공행정, 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이었다.
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439만6천명이었다.
이는 431만6천명이었던 2013년 이후 1월 기준 가장 작은 숫자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1년 새 5만6천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6년 1월 467만3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해마다 약간 증감은 있지만 길게 보면 서서히 하향하고 있다.
작년 7월부터는 7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경기 부진의 여파가 후행 지표인 고용에도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분야 취업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용 창출력이 낮은 반도체 주도로 성장이 이뤄진 점도 제조업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불황에 빠진 건설업 역시 취업자 감소 폭이 커졌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92만1천명으로 2017년 1월(188만9천명) 이후 8년 만에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달 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취업자가 16만9천명 줄었다. 이는 2013년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지난해 내내 계속됐던 내수 부진의 영향 역시 일자리 지표에 나타나고 있다.
소비와 연관성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지난달 551만명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이 있던 2022년 이후 1월 기준 최저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만5천명 줄었다. 작년 6월부터 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CG)
[TV 제공]
이처럼 주요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모두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1월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3만5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한 산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1만9천명 증가하며 모든 산업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업 취업자도 3만3천명 늘며 힘을 보탰다.
이들은 정부의 직접 일자리 등 재정 사업 효과가 집중되는 분야다. 실제로 정부 직접 일자리 사업이 조기 종료된 지난해 12월 이들 산업의 취업자 수는 감소하거나 거의 늘지 않았다.
민간 분야 일자리가 줄거나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정부 재정을 투입한 일자리가 늘면서 고용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직접일자리는 주로 노인 등 취약계층 대상이며 단순 노무나 임시직 일자리가 많다.
고용 상황에 대한 정부의 진단도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매달 내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고용은 견조한 증가세'라는 평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후 경기 부진의 영향이 점차 일자리에도 반영되고, 취업자 증가 폭이 둔화하면서 고용 관련 긍정적인 평가는 진단에서 사라졌다.
취업자 수가 감소로 전환한 지난해 12월에는 '고용 둔화'라는 표현을 경기 진단에 추가했다.
최근 발표한 그린북에도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는 부정적인 진단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