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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가 '문형배 좌표' 찍자 유튜브가 퍼뜨리고 정치권 번져
기사 작성일 : 2025-02-16 08:00:29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헌법재판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윤선 최원정 기자 = 서울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서 난동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선상에 오른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이번에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에 대한 인신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제기한 음모론과 비난을 극우 유튜버가 퍼 나르고 정치권까지 번진 뒤 커뮤니티가 다시 확대 재생산하는 순환구조가 나타난다.

16일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 성향인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국힘갤)와 '국민의힘 비대위 갤러리'(비대위갤), '미국 정치 갤러리'(미정갤)에는 11일 오후 2시께부터 문 대행의 고교 동창 온라인 카페에 음란물이 게시됐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국힘갤에는 오후 2시 정각 '형배 동창회 카페 ㄹㅇ(진짜) 음란물 천지'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카페 주소를 공유하며 "행번방 입갤(입장). 행배(문 대행)가 다녔던 곳이 맞는지, 이 카페에 속해있는지 팩트체크 후 올리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이 문 대행이 가입한 카페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빗댄 이른바 '행번방' 논란을 처음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6분 뒤 미정갤에도 국힘갤의 글을 공유하며 "행번방 이거 퍼뜨리자. 이거 파급력 XX 셀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른바 '문형배 음란물'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힘갤 게시물


[디시인사이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국힘갤과 비대위갤, 미정갤에는 문 대행 공격을 부추기는 글이 잇달아 게시됐다.

오후 4시 41분 국힘갤에는 "신상 털리는 게 마냥 남 일 같았지? 신상 털기가 전통문화인 애들을 상대로 자극을 해버렸으니 뭐라 해줄 말이 없다. 힘내라"라는 닉네임 'ㅇㅇ'의 글이 올라왔다.

이들 게시판에는 문 대행의 모친상 부고에서 찾은 개인 연락처가 유포되기도 했다. 문 대행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는 '인증' 글이 빗발쳤으나 대거 삭제됐다.

'ㅇㅇ'은 오후 4시 59분 국힘갤에 문 대행과의 통화기록과 함께 "전화 받아라. 이 XX 쫄았네"라고 적었다.

미정갤에도 오후 10시 42분 '행배 카톡 XX 안 보네 XX'라는 제목으로 문 대행에게 보낸 '문자 폭탄' 인증 글이 올라왔다. 이 이용자는 오후 6시 47분 문 대행에게 혐오감이 드는 사진과 함께 "왜 내 거는 안 읽냐"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정갤에 올라온 문 대행 '카톡 폭탄' 인증 글


[디시인사이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게시판에서 불붙은 주장은 극우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다.

구독자 90만명의 '가로세로연구소'는 국힘갤의 첫 논란 제기 이튿날인 12일 오후 7시 생방송을 통해 이 사안을 다뤘다. 조회 수는 16일 현재 20만건에 이른다.

구독자 122만명의 '고성국TV'도 같은 날 '행번방 사건으로 문형배 제정신 아니다'라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사안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7시 12분 페이스북에 "수사기관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고 문 재판관은 이 논란에 대해 국민 앞에 사실을 낱낱이 밝혀야만 한다"고 적었다.

박민영 대변인은 13일 오전 '불법 음란물 2천여건 공유된 행번방 커뮤니티 알면서도 방치한 문형배 재판관, 법관으로서 자격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윤 대통령 측 배진한 변호사


[ 자료사진]

앞서 지난달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 대리인단 배진한 변호사가 제기한 이른바 '중국인 해커 99명 체포설' 또한 '디시인사이드→극우 유튜브'로 확대 재생산된 사례 중 하나다.

12·3 비상계엄 아흐레 만인 지난해 12월 12일 디시인사이드 '동덕여대 갤러리'에는 '부정선거에 가담한 중국인 해커들이 선관위 연수원에서 숙박했기 때문에 계엄군이 압수수색했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극우 유튜브와 온라인 매체 등을 거쳐 '계엄군이 선거연수원에 있는 중국인 해커 99명을 체포했다'는 주장으로 확대돼 유포됐다.

경찰은 중국인 해커 99명 체포설과 서부지법·헌재 난동 모의 등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서 촉발된 논란들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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