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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국내 주요 산업 대미 수출액 비중
김민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거침없이 휘두르는 '관세 칼날'이 자동차로까지 확장되면서 잇단 '트럼프발(發)관세 전쟁' 예고에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라는 형태로 현실이 된다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품목 1위이고, 규모 면에서는 수출 품목 2위인 반도체(106억8천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다른 어떤 품목보다도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서울·세종= 이슬기 박재현 기자 = 정부가 트럼프 2기 관세 조치로 피해를 본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바우처를 우선 지원한다.
전체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66조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트럼프 2기 관세를 피해 국내로 복귀한 유턴기업에는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깎아주고 보조금을 가산 지원한다.
정부는 18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역대 최고치(6천83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트럼프 2기의 관세전쟁과 고금리·고환율, 중국발 공급 과잉의 3각 파고로 상반기 수출이 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제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 관세 피해 기업부터 우선 지원…유턴기업 세액감면·수출바우처 도입
정부는 우선 트럼프발 관세로 피해를 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관세 대응 수출바우처'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 세계 20개 무역관을 통해 현지 로펌·컨설팅사와 관세 피해 분석·대응부터 대체 시장 발굴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수출바우처는 관세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에 우선 지원한다.
피해 기업에는 기존 무역보험 한도도 최대 2배로 올리고,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상반기까지 단기 수출보험료를 60% 할인해준다.
트럼프 관세장벽을 벗어나 해외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기업에는 해외 투자자금 대출 시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지원한다.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협력 업체의 해외 투자 및 제작 자금에 대해서도 우대 보증한다.
관세 예봉을 맞고 불가피하게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에 대해선 법인세·소득세 등의 세액을 감면해준다.
기존에는 매출액의 25% 이상 규모에 달하는 해외 사업을 축소한 뒤 국내로 돌아온 경우에만 세액을 감면했지만, 이번에는 해외 사업 축소를 완료하기 전에도 세제 지원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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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미국 무역적자액 '톱 10' 국가
김영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각국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두루 고려해 '상호 관세'를 세계 각국에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도 '상호관세' 부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자신들의 무역 파트너 중 무역적자액 '톱 10' 안에 포함돼 있다. 한국은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등에 이어 8위에 자리해 있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무역금융 366조원 지원…이중 중소·중견기업에 100조원 공급
정부는 수출 기업에 역대 최대인 총 366조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올초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360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번 대책에서 6조원을 더 늘린 것이다.
이 가운데 중소·중견기업에는 100조원을 공급한다.
정부는 또한 올해 6월까지 중소·중견기업의 보험료·보증료를 50% 일괄 할인하고, 수출 100만달러 이하 중소기업 3만5천곳에는 보험료 90%를 특별 할인한다.
환율 변동 리스크에 특화한 무역보험도 8조5천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핵심 원자재 수입 자금과 관련한 대출 보증은 4조원으로 늘리고, 보증 한도는 2배 상향했다.
환변동 리스크 헤지를 위한 '환변동 보험'은 3조원 규모로 확대해 지난해(1조5천억원)보다 2배로 늘렸다.
이밖에 고환율로 타격을 입은 수출입 중소기업에는 1조5천억원의 정책 자금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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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관세 폭탄 (PG)
[윤해리 제작] 일러스트
◇ 수출 시장 '글로벌 사우스'로 다변화
정부는 궁극적으로 미국·중국 시장에 쏠린 수출 시장을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로 다변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글로벌 사우스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우량 수입자의 무역보험 한도를 3배 확대하고, 저신용 수입자에게도 보험 한도 상한을 50만달러로 상향했다.
글로벌 사우스 신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수출 지원 기관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 거점도 14곳으로 신설하거나 기능을 강화했다.
정부 관계자는 "상반기에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을 다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글로벌 무역전쟁 본격화, 중국의 추격 및 글로벌 공급과잉 격화, 고금리·환변동 지속 등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비상시기"라며 "상반기는 올해 수출 우상향 모멘텀을 결정짓는 골든타임으로, 수출기업을 빈틈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