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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휴전협상 급물살 속 러 우방 벨라루스도 美수감자 석방
기사 작성일 : 2025-02-13 10:00:59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AP= 자료사진]

이도연 기자 = 3년을 채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에 억류됐던 미국인이 풀려난 데 이어 러시아의 우방국 벨라루스도 미국인 수감자 석방에 나섰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날 벨라루스에서 미국인 한 명을 포함한 수감자 3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벨라루스에서 미국인 한 명과 다른 두 명의 석방을 확인한다"라고 말했다. 레빗 대변인은 석방된 미국인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풀려난 수감자 중 나머지 두 명은 벨라루스인이다.

이 중 한 명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자유유럽방송 소속 기자 안드레이 쿠즈네치크로, 지난 2021년 체포돼 "극단주의 단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고 구금됐다.

다른 한 명은 활동가인 알레나 모우슈크로, 폭동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방 외교관들에 따르면 전날 크리스토퍼 스미스 미 국무부 차관보가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를 비밀리에 방문한 뒤 수감자 세 명의 석방 결정이 공개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가 이번 석방 소식을 처음 전했다.

치하노우스카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에게 "공동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번 석방 조치는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그간 악화한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짚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면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최근 이뤄진 루카셴코 대통령의 7연임에 대해서도 서방 국가들은 공정성이 결여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벨라루스 당국은 지난달 말에도 작년 말부터 구금돼 있던 미국인 아나스타시아 누퍼를 석방하기도 했다.


브리핑하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로이터= 자료사진]

다만 또 다른 미국인 한 명은 여전히 벨라루스에 구금돼 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인물은 미국에 귀화해 텍사스주에 거주하던 유라스 잔코비치(47)로, 2021년 모스크바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벨라루스로 송환돼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벨라루스 당국의 석방 조치는 전날 러시아가 3년 6개월간 구금했던 미국인 마크 포겔을 석방한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포겔을 직접 환영하면서 석방 조건이 "아주 공정하고 아주 합리적이며, 수년간 본 거래와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 조치에 발맞춰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미국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드르 빈니크도 이날 미국에서 석방된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처럼 수감자 맞교환으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발발 3년 만에 기로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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