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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미국 찾아간 이집트 외무 "팔레스타인 권리 침해 안돼"
기사 작성일 : 2025-02-11 09:00:58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회동한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부 장관(왼쪽)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로이터=]

고동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구상'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이주 후보국으로 거론되는 이집트가 외무부 장관을 미국으로 급파, 저지를 위한 설득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했다.

압델라티 장관은 회담에서 "가자 주민들을 내보내고 이 지역을 장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아랍 국가들은 지지한다"며 "주민들이 거주하는 가운데 가자지구 재건에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자 지구의 '포괄적이고 정의로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국 정부와 협력하길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이집트 외무부가 성명을 통해 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그러면서 "우리는 민족 자결권이나 독립권, 거주지를 떠나지 않을 권리 등 팔레스타인의 권리에 대한 어떤 침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을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키고 이 지역은 미국이 장악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을 '권리 침해'로 규정하고 반대의 뜻을 다시금 명확히 전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뒤 내놓은 이번 구상을 두고 아랍 국가 사이에서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가자 주민들의 재정착 지역으로 거론되는 요르단과 이집트 등이 외교전을 서두르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유입될 경우 자국 내 정세가 불안정해져 자칫 정권의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도 다급한 행보의 배경에 깔려 있다.

이집트는 오는 27일 팔레스타인과 관련한 현안 논의를 위해 아랍정상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또 아랍 및 유럽 우방, 미 정부와 의회 등에 반대 입장을 전한 데 이어 외무부 장관이 9일 급히 미국으로 달려가 직접 설득에 나섰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이달 중순 직접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앞서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11일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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